Archive for November, 2005

인연 0

내가 싫은 건 너가 아니라 바로 나야. 서로 모르는 사람이 만난다는게 인연이고, 그 인연은 결국 어려울 때 서로를 연결해 주는 작은 힘이 되고, 의지가 되는 법인데… 아마도 너와 나 사이엔 그런 것이 처음부터 없었는가 보다. 공허한 만남에서 무슨 인연을 찾고, 우정따위를 논할 수 있을까?

나를 다시 되돌아보게 한 우울한 어제였다.

used-up 0

연료를 다 소비해버리면 어떻게 될는지, 혹은 연료보충 불이 들어오고 얼마나 차가 더 나갈수 있을지 가끔씩 궁금했었다.

그 궁금증이 오늘 확실하게 풀렸다. 결국 휘발유가 바닥나면서, 차의 힘이 갑자기 빠져버리고 부르르 떨더니 지하통로 오르막길에서 그냥 서 버린다. 어쩔줄 몰라 한참을 난감해 하다가, 시동을 다시 걸고 지하통로를 완전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.

처음엔 열쇠를 차에 두고 내리더니, 서너주 전엔 불을 켜둔 채로 내려서 배터리를 방전시켰고, 오늘은 결국 연료부족으로 서비스를 불렀다. 세달 동안 벌써 세번째다. 정신차리자!

가리워진 길 Ⅱ 0

Lena가 지난 5월에 주었던 보드카를 비워버리고, 냉장고에 빈병을 집어 넣어버렸다. 한 모금 마셨지만 취기가 올라오지 않아 남은 보드카를 다 비워 버렸다. 몸에 강한 열기가 스며든다. 스피커에선 연신 유재하의 “가리워진 길”이 흘러 나오고, 마음은 더욱 깊은 가을이다.

가리워진 길 0

우연히 듣게 된 유재하의 “가리워진 길.” 그의 다른 노래에도 그렇지만 특히 이 음악을 듣고 있으면, 알 수 없는 외로움이 엄습한다. 어떤 때는 오히려 어딘가에서 희망이 올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마저도 든다.

음악을 멈출 수가 없다. 음악탓인지 며칠동안 기분이 이상하다. 이런 기분 정말 싫은데… 더이상 이런 기분 다시는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… 엿같다. 가을타는거야?

그대여 힘이 되주오
나에게 주어진 길 찾을 수 있도록
그대여 길을 터주오
가리워진 나의 길

한달 후엔 0

좀 변화가 올까? 아침에 일어나봐야 알겠지만, 몸이 좀 뻐근한 것 빼고는 버틸만하다. 하루종일 굶고도 무슨 힘으로 한시간 반을 버텼는지 모르겠다. 기운이 남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어린 나이도 분명 아닌데… 한달 후, 부디 미동의 변화라도 생기길 바랄 뿐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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