dragonflies soar up!

잠자리가 7층 높이까지 날려면, 얼마나 많은 날개짓과 얼마나 많은 힘을 필요로 할까? 한참을 컴퓨터와 씨름하다가, 7층 연구실 밖 테라스로 나간다. 7층 바로 밑에서 날개짓하면서 8층 높이로 날아오르는 것은 분명 잠자리다. 최근 몇년동안 잠자리를 본 기억도 없지만, 이렇게 높은 곳에서 그들을 본 적은 더더욱 없는 듯하다. 8층 높이에서 수평하게 날면서 멀어져 가고 있다. 근처에 그들이 쉴 수 있는 곳이라고는 내가 서있는 건물 하나뿐이다. 그러나 점점 그들이 하늘 속으로 사라져 가면서, 저들의 기력이 다했을때 하강은 어떠할까 문득 생각해본다. 아스팔트 바닥에 충돌하기 직전까지의 자유낙하(自由落下, free falling) - 그들이 바닥에 충돌하느냐 마느냐는 그들의 자유의지(自由意志)다, 적어도 그들은 최후의 순간에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다. 난간에 기대고 서있는 나에게 참을 수 없는 충동이 밀려온다. 아무래도 머리를 어지럽게 하는 물질이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것 같다. 나는 난간을 밀치고, 다시 연구실 안으로 들어간다. K의 의자에 몸을 밀어 넣고서야, 안심이 된다. 잠자리들이 이 높이까지 올라온 이유는 무엇일까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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